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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 생각
[독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 줄리언 반스 저 - 우린 아무것도 온전히 소유하고 있는 것이 없다 본문
독서 리뷰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저
우린 아무것도 온전히 소유하고 있는 것이 없다
* 스포 있습니다.
앞서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를 읽었는데 이 소설은 딱 그 말을 해주는 것 같다.
'인간이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은 죽음뿐이라고
우리가 과연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걸까?
물질적인 것들? 항상 부족하다고 허덕이고 있지않은가.
그럼 내 생각, 내 기억들?
더 나아가면 추억 그리고 시간들? (우린 '시간'에도 '내'라는 대명사를 붙인다.)
우린 아무것도 '온전히' 소유하고 있는 것이 없다.
내 것, 나만이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믿고 의심하지 않는 것과 기억까지도 모두 시간의 농락에 허덕이는 꼴이다.
1부에 나온 주인공의 20대 모습은 그저 나 같았다. 치기어리고 성급한 결론에 다다르는 모습에 소설 속 인물이 현실의 인물같았고 그래서 더 빠져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래서 결말에 충격받았다.
p246 - '아직도 전혀 감을 못 잡는구나, 그렇지? 넌 늘 그랬어, 앞으로도 그럴 거고, 그러니 그냥 포기하고 살지그래.'
나도 남여관계에서 항상 듣던 소리다 "설명해주지 않으면 모른다는 건 설명해줘도 모르는 거야"
그래도 항상 나는 말해달라며 조르고 감정만 상한채 토라졌다. (지금 생각해보니 부질없었다...)
이 소설의 원제 <The Sense Of An Ending> 번역하면 '결말의 느낌' 혹은 '예감'쯤이 된다.
나는 그 예감에 의존했고 틀리지 않을꺼라 믿고 살았다.
소설이 주는 느낌은 서스펜스 하면서 허탈하다. 맨부커상 당선작이고 여러 매체에서 호평을 받은걸 보면 모두 공감하는 내용인 것 같다. 그나마 '나 혼자만이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할 뿐이다.
15.01.11(추가)
상호주관성 : 절대 객관성이 없다는 논리
역사는 객관적이지 않다.
P34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입니다."
우리가 사는 시대는 그 시대가 지나고 생겨난다.
P74
70년대가 될 때까지, 그 '60년대'라는 것을 경험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론적으로 말하면 60년대에 살면서도 대부분은 50년대식 삶에 젖어 있었다는 뜻이다.
기억은 변질되고 재구성된다.
P79
그녀가 공공연히 '이만하면 괜찮지 않아? 그치?'라고 물었을 때 - 그 질문은 매번 반복될 때마다 점점 더 거들먹거리는 어조를 띠어갔다 - 책은 애초부터 판사 역할을 맡고 있었다.
P182
충돌사고 현황을 기록하기 위해 비행기에 탑재하는 블랙박스와 비슷한 데가 있다. 사고가 일어나지 않으면 테이프는 자체적으로 기록을 지운다. 사고가 생기면 사고가 일어난 원인을 명확히 알 수 있다. 사고가 없으면 인생의 운행일지는 더욱더 불투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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