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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 / 마틴 린드스트롬 - 누군가에 의해 관념화 된 소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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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 / 마틴 린드스트롬 - 누군가에 의해 관념화 된 소비

SeaLine 2017. 7. 2. 04:56

 

 

#취지
이 책은 전문가들에게 마케팅 기법을 가르쳐주기 위해 쓰인 책이 아니다. 서문에도 나와 있듯이, 소비자가 어떻게 속고 있는지를 알리고, 안목을 길러 더 현명한 구매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쓰였다. (물론 이 또한 이 저자의 마케팅 전략이겠다 어쨌든...) 지독한 마케팅 그물에 우려를 표하고 무관심한 소비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책이라는 점에서는 한 번쯤 읽어 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최근에 불었던 미니멀리즘... 미니멀리즘을 좀 더 깊이 이해하는데에도 이 책이 도움 되지 않을까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 (책에는 전혀 미니멀리즘에 대한 언급은 없다) 왜냐면 우리가 현재 무심코 하는 모든 소비가 이미 우리 머리 속에 심어진 계산된 관념에 의해 돌아가고 있으므로 그걸 깨는 역할로 필요한 책이다.

 




P57

그렇다면 오늘날에는 기업들이 어떤 두려움으로 소비자들을 위협하고 있을까? 그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현대인들 대부분이 경기 침체, 해고, 대출로 걱정을 한다. 배우자나 애인이 자신을 떠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친구 하나 없이 외톨이가 될까 봐 걱정이다. 성적인 만족을 얻지 못할까 봐, 암에 걸릴까 봐, 나이 들어 허리를 다칠까 봐 걱정이다. 또한 죽음, 비행기 타기, 테러, 지구온난화를 두려워한다. 이러한 걱정은 밤이고 낮이고 계속된다. 쇠고기 속에 있는 대장균, 우유 속 환경호르몬, 생선 속 수은을 두려워 한다. 그리고 컴퓨터 바이러스, 식수 공급을 걱정한다. 지진이 일어날까 두렵고, 아이가 유괴될까 걱정이다. 너무 말을 많이 해서, 너무 적게 해서 걱정이고, 후줄근한 옷차림과 지저분한 손톱, 엉말이 된 머리를 걱정한다. 이에 상추가 끼었는데도 아무도 얘기해주지 않을까 봐 걱정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데, 혹시 나만 모르는 게 있지 않을까 걱정이다.
행동과학을 기반으로 브랜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빈 존스턴의 설명에 따르면, 많은 브랜드들은 인류학자들이 말하는 소위 '파노라마식 공포 panoramic fear'를 만들어내고 있다. 다시 말해 "통제 불능 상태가 벌어졌다고 위협하면서, 심리적인 위안을 얻을 수 있는 모든 방법들을 소비자들이 시도하도록 자극하고 있다."

 







#익숙함에서 낯선 소비로
이 책의 내용도 자연스러운 일상 소비 활동에 몰랐던 비밀을 알려주면서 낯선 경험을 선사한다. 우리가 무심코 선택하는 물건과 브랜드들이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관념에 의해서 작동한다는 것이다. 그 누군가는 기업가, 자본가, 마케터 등등이다. 마케팅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이런 걸 홍보전략이라고 말한다.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물건을 홍보하는 것에 잘못은 없다. 그들의 자유이니깐. 하지만 문제는 우리에게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만들어 공포감을 이용해 판매한다던가. 더 좋은 물건이 아니라 안 좋은 물건을 판매하면서 좋은 물건인 양 홍보를 한다면 그건 큰 문제라고 본다. 왜냐면 이제 마케팅이라는 건 단순한 '알리기' 수준을 벗어나 우리 삶의 전반을 조종하고 결정하는 수준에까지 올라서 있기 때문이다.



#홍보 전반의 활동
'마케팅'이라고 하면 '광고물(결과물)'을 생각하기 쉽지만, 그것보다 훨씬 넓은 의미의 '홍보활동'이다. 그리고 소비자를 '분석'하고, '움직'이는 업무이다. 이 책은 그런 점이 잘 드러나 있는 것 같다.



#과학적인 접근
이 책의 특징이라고 하면 과학적인 접근일 것이다. 보통 학술지 논문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문학 쪽은 이런 논문들이 과학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저자가 직접 뇌스캔(fMRI)을 한다든가 실험을 통해서 증명해 보였다는 점이 설득력 있었다.




#해야할 일
우리 소비자가 바꿔야 한다. 소비자가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가지 않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마케팅은 점점 '소비 촉진'을 넘어 프라이버시와 인격까지도 뒤흔든다. 소비자는 바로 그 경계선을 긋고 기업에게 알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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