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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한 당신 / 최윤필 - 건강한 에너지를 인류에게

SeaLine 2017. 10. 4. 13:13

가만한 당신


최윤필











35인의 부고로 시작된 그들의 역사 읽기.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들이 한 일들은 인류에 건강한 에너지를 불어 넣어준 일이었다. 난 처음에 정확한 정보 없이 책을 펼쳤다. 죽음이 있고, 그 전에 그들이 살아온 행적을 쓸쓸히 열어보는 책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읽고 난 지금의 느낌은 180도 다르다. 그들의 역동성에 내 안의 불꽃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랄까.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그들이 보여준 행동 하나하나를 가슴에 새겨본다.



















01.콩고의 마마 _ 레베카 마시카 카추바
최근까지도 이런 끔찍한 전쟁이 있었다니 경악을 금치 못한다. 콩고 여성들과 아이들의 피해를 보면서 '나는 무엇이 그렇게도 불만인가?' 하는 반성의 떨림이 밀려온다. 전쟁은 2003년 휴전되었다고 하지만, 카추바가 전쟁피해자들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던 2006년(40세) 그 이후로도 보복, 협박성 강간을 당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어떠한 시련도 꺾지 못한 그녀의 숭고한 정신은 이렇게 글로 남아있다.




02.삶이라는 행운 _ 홀브룩 콜트
신생아 100명 중 세 명, 그중에서도 극히 일부인 가족력 없는 돌연변이성 혈우병. 혈우병으로 평생을 죽음과 가까이 살아야 했던 홀브룩 콜트. 하지만 자신의 삶을 행운이라 말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버티는 것도 힘든데 희망을 찾아 나서는 그는 얼마나 넓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을까.


03.작은 거인 _ 스텔라 영
길을 걷다가 장애인이 곤란한 상황에 있는 걸 보면, 비장애인인 내가 가서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이유는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약자라는 인식에서다. 그런데 그런 인식이 잘못된 것이라는 반성을 한다. 스텔라 영은 장애인을 동정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는 건 잘못된 인식이라고 말한다. "장애는 나쁜 것도, 특별한 것도 아닙니다."


04.비행하는 인간 _ 딘 포터
모험가, 익스트리머, 미친 생각을 하는 사람, 자기 일에 미쳐 사는 딘 포터. "인간이 난다는 게 미친 생각이란 걸 나도 안다. 하지만 언젠가 그게 가능해지려면 생각이 허용하지 않는 곳으로 누군가는 나아가야 한다"는 그의 말에서 진정한 도전정신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도전 정신은 자신을 믿는 데서 시작했을 것이다. 자신을 믿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 그는 '자신'이라는 산을 정복한 진정한 모험가란 생각이 든다.




05.모성이라는 환상 _ 바버라 아몬드
모성의 이면에 이렇게 큰 부담감이 있는 줄 몰랐다. 엄마도 사람으로서 아이가 미울 때가 있을 것이다. 아이가 부모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니말이다. 하지만 미운 감정과 동시에 자책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좋은 엄마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바버라 아몬드는 이러한 엄마들의 마음은 사회가 만들어 놓은 '모범 엄마'라는 과도한 작대에서 출발한다고 지적한다. 우리가 너무나 당연시 하는 것들이 어쩌면 당사자들에게는 큰 중압감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06.자살연구자 _ 노먼 파버로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얼마나 많은 죽음을 봐왔을까. 전쟁은 사람을 의미 없이 죽게 만든다. 그는 그런 죽음들을 보면서 타인에 의해서가 아닌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은 이유 있는 죽음이어야 했던 것은 아닐까? 이유야 어떻든 그의 노력으로 사회의 통념을 변화시키고 자살 예방이 필요하다는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건 다행이다.




07.사랑의 합법성 _ 니키 콰스니
이 세상에 태어나 나른 사랑해주는 사람과 한 가정을 이룬다는 건 인간으로서 중요하고 또 보편적 권리일 것이다. 하지만 성 소수자들에게는 이 보편성이 허락되지 않는다. 그들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건 아마도 같은 사람들이 자신들을 무시하고 위협한다는 점일 것이다. 때때론 이런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상황을 날카로운 '법'이 따뜻한 손길로 감싸줄 수 있다는 것. 그녀의 진심과 노력의 결과이다.


08.사회를 치료하는 경제학 _ 우자와 히로후미
그가 경제학자로서 보여준 모습은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보다도 더 따뜻한 인간애였다고 생각한다. 그가 주장한 경제 이론들은 그의 그런 마음을 생각하며 꼭 읽어보고 싶다.




09.잘라나간 장미 _ 에푸아 도케누
할례. 남들에게 터놓고 얘기하지도 못 하는 일이면서 남성 중심적 여성차별. 또한, 그것은 집단의 관습에서 출발하므로 거부하지도 못한다. 할례의 실상을 보고서로 처음 세상에 알린 에푸나 도케누는 간호사 시절 자신이 알게 된 충격적인 현실을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바른 세상을 만드는데 일생을 바친 인물이다. 할례가 단지 아프리카에만 국한되어 있지도 않으며 그것으로 얼마나 많은 여성과 여아가 사망하는지 우리는 제대로 알아야 한다. 자신의 아픔을 내디디고 일어난 세계적인 패션 스타 '와리스 디리'의 이야기도 가슴 아프다.


10.탐욕스러운 환경운동가 _ 더글러스 톰킨스
가끔 지인과 이야기 할 때, 정치든, 사회문제든, 잘못되었음에도 고쳐지지 않는 것들에 분노하며 비폭력 저항운동에 회의감을 느끼곤 한다. 바른길이 있고 정의가 분명히 보이는데 왜 그것들은 때때로 무시당하고 피해를 봐야 하는지 지켜보기 힘들다. 더글러스 톰킨스는 그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행동하는 환경운동가였다. 환경문제에 있어서 아주 단호하고 거침없이 행동했다. "개사이다" 아마 동식물들이 말을 할 줄 알았다면 그의 행동에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11.거인같은 여인상 _ 메리 도일 키프
이 이야기는 '노먼 록웰'이 그린 한 그림에서 시작했다. 메리 도일 키프는 록웰 그림 <리벳공 로시>의 인물 모델이었다. 전문모델도 아니고 그저 이웃이었던 록웰의 부탁으로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후 이 그림은 미국의 여성 역사에 중요한 발자취가 된다. 이야기를 읽으며 소위 선진국이라 여기는 미국도 여성의 권리가 근현대에 와서야 생겼다는 걸 새삼 느낀다. 그 그림이 던져주던 '거인 같은 여성상'은 사회적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지 결코 여성 인권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필요에 의해 많은 것이 생겨나고 정의되는 요즘. 그것 중 옳고 그름을 어떻게 가리고 받아들일지 잠시 고민해 본다.




12.잊을 수 없는 기억 _ 로저 보이스졸리, 로버트 이블링
조직 안에서 조직의 잘못에 대해 저항하고 끝까지 의지를 꺾지 않는 개인이 과연 몇이나 될까? 비밀을 발설하면 나와 내 가족뿐만 아니라 직장동료들도 모두 실직하게 된다면... 누구도 쉽게 결정 내리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저항했지만) 결국 잘못된 결정으로 사고가 발생하고 사람이 죽기까지 했다면 죄책감을 느껴야 할까? 아니면 조직의 탓을 해야 할까? 정말 훌륭한 사람들은 가시밭길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13.자위 해방 _ 델 윌리엄스
여성들은 여러 부분에서 억압받는 것 같다. 여성 전용 섹스토이숍이 생기는 것이 끝이 아니다. 사회적 인식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언제쯤 남, 여가 평등한 세상이 올까.




14.색깔 없는 인권 _ 존 마이클 도어
백인이면서 흑인 인권을 위해 싸운 변호사. <앵무새 죽이기>에 주인공 아버지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전통적인 남부 공화당 집안 출신이었지만 74년 7월 닉슨 탄핵안 초안에 존 도어는 이렇게 썼다고 한다. “사적으로 나는 닉슨 대통령에 대해 아무 편견이 없고, 그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나는 대통령의 권력 남용 문제에 대해 결코 무심할 수 없다.” 법률가의 지향점인 마이클 도어. 부패로 얼룩진 우리나라 법조계에 꼭 나타났으면 하는 인물이다.




15.실수로 갇힌 인간 _ 글렌 포드
앞의 이야기와 반대되는 사건. 정의롭지 못한 법에 대한 이야기였다. 교도소에 수감된 후 29년 후에 자신이 무죄로 판명 난다면 어떤 기분일까? 잘못된 판결로 인해 한 인간의 인생을 망쳐버린 이 사건을 통해서 우리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우리는 실수 할 수 있는 인간이기 때문에 완벽한 제도를 만들 수 없다" 잘못된 판단을 한 검사 '스트라우드'의 말처럼 인간은 완벽할 수 없기에 모든 예외사항과 반론에 관해서도 토론하고 겸손함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다.




16.생존자에서 조력자로 _ 데니즈 마셜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힘이 될까. 마셜은 성폭력 피해 여성들을 위한 피난처를 만들고 생존권을 보장해주는 일을 한 인물이다. 특히나 자신에게서 그치지 않고 피해자가 다른 피해자의 조력자가 되는 살아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한다. 성폭력 피해자는 자신의 치부를 들어내면서 가해자의 잘못을 증명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는다. 내가 과연 피해자라면 그런 일을 감당할 수 있을까? 그녀가 정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을 것이다. 얼마나 간절하면 저런 힘이 생기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17.순간을 사는 존재 _ 재럴드 라루
종교의 경전은 금단의 영역이다. 종교인이 종교가 제시하는 논리를 반박한다면 어떤 신자가 따를 수 있을까? 하지만 라루는 종교가 하는 말이라면 무조건 믿는 허약한 이성이 오히려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리는 종교의 논리들을 진리라 믿지만 라루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고 보면 종교의 기록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적었을 건데 왜 그렇게 암묵적으로 믿어야 할까? 존엄사를 지지하는 목사. 그는 종교인이기 이전에 현실을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 종교를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능동적인 존재였다.




18.젠더 혁명 _ 로절린 벅샌덜
미국 내 공산당이 존재하던 시대. 나는 영화 <트럼보>로 처음 접했었다. 벅샌덜은 당시 이중의 권력에 짓눌려야 했다. 어느 이념이나 여성만을 억압하는 잘못된 관습들. " (P175) 그는 마지막까지 여성과 계급의 혁명적 건강성을 믿고 미래를 낙관한 힘찬 사회주의자였다. 올 초 병원에서 신장암 말기 판정을 받자마자 곧장 퇴원, 친구들을 초대해 성대한 고별 파티를 열기도 했다." 그녀는 이념을 넘어 우리가 진정으로 개혁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19.벤치의 익살꾼 _ 에버렛 라마 브리지스
1등주의, 최고주의. 인간은 왜 이렇게 승리에 집착할까? (애칭) 로키 브리지스는 그런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의 스토리는 읽는 내내 웃을 수 있었다. 로키가 보여준 건 순위 경쟁의 밀린 패배자가 아니라 인생을 이끌어 나가는 승리자의 모습이었다.


20.군대 민주화 운동 _ 앤드루 딘 스태프
군대에 노조가 생긴다면? 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수 있고 부대원이 지휘관을 선출할 수 있다면? 군대를 다녀온 남자라면 상상이 안 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고 보면 민주주의 국가 속에 군대라는 조직은 참 민주적이지 못한 조직이다. 어떻게 이런 아이러니가 우리 생활 곳곳에 숨어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스태프는 그런 아이러니를 놓치지 않고 사람들의 생각을 환기하게끔 만든 존재다. 




21.도둑맞은 행복 _ 도리스 필킹턴 가리마라
대한민국 일제강정기 시대를 다룬 영화를 보면 가끔 '씨를 말린다'는 표현을 접할 수 있다. 그런데 과거 호주 정부에서 실지로 그런 정책을 실행한 흑역사가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어떻게 인간집단이 다른 인간집단에게 그런 비인간적인 일을 저지를 수 있을까? 이런 걸 보면 생물 중 인간이 가장 잔인한 생물인 것 같다. 




22.등불을 켜는 자 _ 로버트 루시
영화 <시카리오>의 현실 버전인 이야기였다. 앞서 로저 보이스 졸리 / 로버트 이블링이 그랬듯 내부고발자가 된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의 부정부패를 고발하고 바로 잡으려 하는 삶의 태도는 꼭 지향되어야 할 중요한 일이다. 내부 고발자라는 말이 개혁가, 혁신가라는 말로 대체되는 날 인류는 더 나은 미래를 볼 수 있지 않을까.


23.미국의 감시자 _ 델머 버그
스페인 내전. 나는 그것에 대해 알지 못한다. 파시스트 반란군에 대해서도, 공산당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 다만 델머 버그가 지키고 싶었던 이념에 대해선 느끼는 바가 크다. 그래서 오히려 그들의 이념을 알고 싶어진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인간에겐 완벽한 건 없다. 그건 이념이나 사상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오로지 할 수 있는 건 지금까지 일어난 사건들을 학습하고 분석해서 다음 세대를 위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게 잘못되고 실패한 사상이라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요즘은 내가 알지 못하는 사상들에 관심을 가져본다. 델머 버그가 자신의 인생을 바쳐서 지키려고 한 그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나에게 필요한 일이다.


24.죽을 권리 _ 데비 퍼디
앞서 많은 죽음에 대한 자유의지를 봐왔다. 퍼디와 같이 질병으로 인해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가 되었을 때 과연 어떤 생각이 들까? 한쪽 편을 들긴 참 힘든 일이지만 충동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 전체와 미래를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라면 존중되어야 할 권리이지 않을까?


25.진실 없는 사실 _ 윌리엄 그린
<워싱턴 포스트>의 흑역사 '지미의 세계' 기사에 대한 이야기. 예전에 봤던 영화 <스포트라이트>가 생각난다. 바른 언론인이란? 화재성이 아니다. 진실되고 이 사회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여 알리는 감시자의 역할인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번 최순실 게이트 사건으로 언론자유뿐 아니라 언론인 개개인의 역할의 중요성을 많이 느끼지 않았을까.


26.자유의 풀잎 _ 마이클 존 케네디
마리화나가 어느 정도 등급의 마약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총기소지 만큼이나 어색해 보인다. 난 그와 중에 한 가지 의문점이 있다. 중독성도 강하고 여러모로 마리화나만큼 위험한 '담배'는 왜 이렇게 상업화시킬까? 사실 난 이해가 안 된다. 마약물 취급에 대한 법은 나라마다 다르다. 어느 나라에선 일부의 마약이 허용되고 안전한 복용법을 방송으로 안내하기도 한다. 인간 개인의 자유의지를 어느 선까지 줄 것인가? 난 최대한 자유를 허용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담배를 많이 피우는 우리나라에서 난 비흡연자다. 그건 내 자유의지로 결정한 것이지 다른 건 없다. 


27.표현의 자유 _ 앨버트 모리스 벤디크
과거엔 어느 나라든 정부를 중심으로 출판사 등의 매체를 통제하는 암흑시대가 존재하는 것 같다. 물론 현재에도 있다. 요즘 최순실 사태 후 우리나라도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건 아니지만) 헌법 수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법 특히 헌법은 정말 국민을 위해서 그리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 신중히 수정해 나가야 할 일인 것 같다. 다양한 의견들이 가끔은 논란을 만들고 공동체의 통합을 저해하기도 하지만 인간 생존으로서 다양성을 버릴 수 없는 양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 쪽이든 소외당하는 사람이 없는 사회. 그것이 정의로운 사회 모습이지 않을까.


28.따듯한 심장의 과학자 _ 요세프 랑에
'(P269) 에이즈 자체보다 더 절박하고 분통 터지는 위협은 빈부와 지역에 따른 에이즈 격차이며 그 격차의 해소를 가로막는 국제정치와 국제무역 체제다.' 그가 대단한 이유는 과학자로서 에이즈 예방 치료요법을 개발하는데 그치지 않고 빈부와 지역에 따른 에이즈 격차를 줄이기 위해 여러 활동을 했다는 점이다. 우리의 세상은 가난하면 질병도 더 많이 떠안게 되는 세상이다. 이런 생각이 들 때면 인간이란 존재가 너무 하찮게 느껴진다. 요세프 랑에는 세상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에이즈 치료를 받길 원했다. 그가 보여준 모습들은 다음 세대가 지향해야 할 모습이다.


29.일상의 투쟁 _ 파테마 메르니시
여성차별이 대부분의 나라에서 일어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 의도와 행태가 다양할 수 있다는 건 처음 깨달았다.
“서구 문화의 성 불평등은 여성의 생물학적 열등성의 믿음에 근거한다.(…) 반면에 이슬람의 불평등 시스템은 여성이 강력하고 위험한 존재라는 가정에서 비롯한다. 모든 성 억압 제도들(일부다처제, 강제이혼ㆍrepudiation, 성적 격리 등)은 여성의 힘을 억누르려는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다.(…) 서구 여성 해방이 여성이 주축이 돼 남성과의 평등을 이루려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무슬림 국가의 페미니즘은 남녀가 함께 양성의 평등적 관계성을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글을 읽는 내내 우리나라 성차별은 어떤지 생각해본다. 유교 문화, 불교 문화, 일제강점기, 서양 자본주의 구조가 얽혀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30.폭동 아닌 봉기 _ 앨빈 브론스타인
나는 인권을 말할 때 '내 생각이 교도소 수감자들에게까지 가 닿는가'라고 자문한다면 자연스럽게 그렇지 않다고 말할 것이다. 범죄자의 인권 문제는 사실 너무 어려운 문제다. 비인간적인 범죄자들에게 인권이란 기준을 어디까지로 설정해야 할지의 문제도 있다. '아티카'의 사례는 나도 동의하는 편이다. 다 같이 누워 자지 못하는 공간에 수용하는 것. 휴지가 너무 부족한 것. 노동시간이 너무 길거나 교도관 마음대로 독방수감을 밥 먹듯 시키는 것 등은 옳지 않다고 본다. 그와 반대로 나는 인간의 권리를 저버린 사람들 특히 살인, 강간 등 흉악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겐 최소한의 처우만 제공해야 한다고도 생각한다. 이러한 논란들을 개선하기 위해선 일단 범죄자들에 대한 등급을 상세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경범죄자, 중범죄자를 넘어 더욱 구체적이고 상세한 기준이 마련돼서 그에 합당한 대우를 제공해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31.분노의 목소리 _ 하요 마이어
제노사이드. 우리나라도 일본에게 당했던 일이다. 철저히 억압당하고 죽임당하는 민족 말살. 난 이번 이야기를 읽으면서 계속 그 아픔이 생각났다. 그리고 일본이 보여주는 지금의 행태에도 분노스럽다. 언제쯤이면 저들의 용서를 들을 수 있을까?


32.감시받지 않을 권리 _ 카스파 보든
"프라이버시는 모든 공적, 사적 권리를 포괄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메타 권리다." 정말 공감하는 말이다. 나는 정보화 사회가 통제가 용이한 사회로 나아간다고 본다. 정치든 경제든 지배 세력에게 유리한 세계가 될 것이다. 그런데 다수의 시민은 거기에 대응할 방법이 없다. 왜냐하면, 모르는 사이에 모든 것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비정상적인 감시 사회를 방지하기 위해서 카스파 보든 같은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


33.무기로 쌓아올린 평화 _ 루스 레거 시버드
세계 유일 분단국인 대한민국. 우리에게 국방이란 좀 더 현실적이고 긴박한 문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제까지 국방비 예산을 늘려나가기만 해야 할까. 북핵 위험 속에서 전혀 먹힐 말은 아니지만, 이번 북핵 사태가 바로 무력으로 한 나라를 누르겠다는 발상의 실패 사례로 보인다. 무기로 힘의 균형을 이루어 평화를 유지하겠다는 것은 결국 이런 파국으로 귀결된다고 본다.


34.진실을 말하는 뼈 _ 클라이드 콜린스 스노
그는 '유전자 지문'이나 'DNA'를 이용한 범죄 수사 및 신원 확인이 성립되기 훨씬 전부터 검시관 일을 했던 인물이다. 이 이야기는 앞의 이야기들과 좀 달랐다. 인권이나 권력부패와 같은 내용이 아녔다. 자기 일을 열심히 해낸 인물의 이야기였다. "가운을 입고 작업모를 썼을 때는 냉정하게 작업에 임하라. 울어야겠다면 밤에 집에 가서 울어라."라는 말에서 그의 스타일을 알 수 있다. 그는 그런 결단력으로 사담 후세인 전범 재판에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거나 비행기 사고를 당한 사람들의 뼈를 수습하여 가족을 찾아주기도 했다. 훌륭하다는 건 자기 일을 완전히 해낼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다.


35.선택과 권리 _ 엘리자베스 리비 윌슨
보통 '자살'이라고 하면 아주 우울한 죽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특히 '고독사'라는 말과 연결되면서 '혼자 죽는 고독한 죽음'이 곧 자살인 것처럼 연결짓기도 한다. 하지만 난 자신이 그만 살고자 하는 선택권을 분명히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과도한 의료행위로 꺼져가는 생명을 근근이 이어나가게 하는 행위는 절대로 반대한다. 그건 그 환자에게나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만 하는 일이다. 그와 비슷한 맥락으로 아이의 유산에 대해서도 부모가 아이를 돌볼 능력이 없는 경우엔 합법적으로 해주도록 하는게 오히려 옳다고 본다. 아이를 키울 수 없어 버려지는 아이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권리를 위해서라도 충분히 클 때까지 돌볼 수 있는 부모여야 아이를 낳도록 해야 한다. 존엄사나 낙태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대는 오히려 생명을 경시하는 생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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