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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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ING/책 읽으며 생각

[미학 오디세이] 진중권

SeaLine 2011. 3. 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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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철학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예술분야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미학에 대해서는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았다. 그렇게 관심을 보이며 읽기 시작한 책. 사실 미학은 철학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 생각이 틀렸다. 미학은 미학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역사와 같이했고, 인간의 역사는 철학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어가며, 처음부터 끝까지 철학자들의 주장이 펼쳐진다. 철학은 시대 흐름에 따라 많은 변화를 겪었고 미학은 그 흐름에 한 몫하고 있다.




예술

나에게 있어서 큰 성과는 이 책이 현대예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디자인 공부를 하면서도 순수예술과 산업의 발달로 일어난 디자인분야는 별개의 것으로 보았고, 그 이유 중의 하나가 현대예술의 모호성 때문이었다. 많은 작품을 보고, 미술관 / 박물관 관람을 해도 항상 어렵게만 느껴졌던 예술작품. 그리고 모호함. 현대예술의 그것들은 곧 우리 현대사회의 모습이었고, 미디어 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었다. 예술은 이상향을 표현하려 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사실표현도 사진과 영상 기술의 발달로 밀려나게 된다. 사진과 영화 등 원본과 복제가 모호한 세상에 살아가면서 우리는 그것을 지각하지 못하고 있다. 많아지고 복잡해지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몸 둘 바 모르고 있다.





아름다움의 기준은 시대가 바뀌면서 변화해왔다. 고대의 아름다움이란 계량화 할 수 있는 수치였다면 중세에는 이상향을 눈에 보이는 시각적 아름다움으로 표현하는 데 있었다. 현대에 와서 모든 형태는 없어지고 그 속에 담긴 뜻과 의미의 아름다움을 쫓게 됐다. 이것은 우리 인간의 생각 변화(철학의 변화)와 깊은 연관이 있다. 이 과정에서 원본과 복제의 경계는 점점 사라지게 되며, 나중에 이 책 마지막에는 우리 세상, 아니 이 우주를 가상과 허구로 보면서 원본과 복제의 경계를 무너트려 버린다. 기준을 내릴 대상(원본)이 없으므로 결국 아름다움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표현할 수 없는 정신적인 미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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