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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탄생 / 미셸 루트번스타인 - 13가지 생각도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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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탄생 / 미셸 루트번스타인 - 13가지 생각도구

SeaLine 2017. 2. 1. 12:05




#발상과 표현

고교 시절 난 창조에 푹 빠져 살아야 했다. 당시 디자인과를 가기 위해선 '발상과 표현'이라는 입시를 봐야 했다. 주어진 주제에 참신한 발상을 해서 (그림으로) 표현하는 시험이다. 나를 포함한 '디자인 입시생들'은 남들과 다르기 위해, 새로운 것, 보지 못한 것, 모두를 놀라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매여 살았다. 창조적 발상 거기에 잡혀있었다.

창조의 사전적 의미
1.전에 없던 것을 처음으로 만듦
2.신이 우주 만물을 처음으로 만듦
3.새로운 성과나 업적, 가치 따위를 이룩함.


하루는 원장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너희는 너무 없는 걸 만들려고 해. 없던 걸 만드는 건 신이지 신! 수 천년 미술사에 없는게 어디있겠냐? 이미 다 나와있지. 너희가 해야할 일은 기존의 것을 다른 방식에 접목시키거나 다른 개념으로 접근해 보는 거야!"
무에서 유를 '창조'할 게 아니라 새로운 '발견'을 하라는 이야기셨다. 그 때는 그 차이를 깨우치진 못했다.



#창조
새 것(무>유)을 생각하는 것과 새롭게 생각하는 것은 다른 것이다. <생각의 탄생>에서 나온 것처럼 인간의 '창조' 또는 '창조적 생각'이란 다르게 접근해 보는 '발견'인 것이다. 나는 그 차이를 몰랐기 때문에 창조가 너무 어려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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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탄생>에서 창조적 생각은 13가지 생각도구와 그것들의 연결을 통해 발생하는거라 증명한다.


#전인교육
저자들은 교육의 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전인을 길러내는 교육을 주장하는 책이다. 지, 덕, 체를 고루 갖춘 교육. 물론 좋은 교육이고 좋은 방향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현실에 적합할까? 입시제도와 1등 만능주의가 바뀔 수 있을까? 꼭 학생들만 말하는 게 아니다. 열정페이, 퇴근 없는 출근으로 여가생활이 없는 현실에서 과연 가능한 일인가? 안타깝지만 전인교육은 시간을 가진 자들만 할 수 있어 보인다. 우리나라의 실정이 바뀌지 않는다면 교육의 편차도 점점 벌어질 것이다.


#생각도구
이 책의 아쉬운 점은 교육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과 특정 분야의 사례만을 다뤘다는 점이다. 소위 창조적인 일을 하는 예술가나 과학자, 일부 기술자들의 사례만을 들면서 그 외 여지를 남겨두질 못했다. 그러다 보니 특정 직업군이 아니면 '13가지 생각도구'가 필요 없게 되어버리는 느낌을 받는다. 좀 더 다양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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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야기

좀 다른 생각을 하자면,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창조가 중에 우리나라 사람이 없다는 게 아쉽다. 물론 저자가 우리나라를 잘 모를 수도 있고 서양이라는 한계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생각해봐도 세종대왕, 백남준 외에는 딱히 생각나는 창조적 인물이 없다. 왜 이렇게 딱 생각나는 인물이 없을까? 그 이유의 바탕이 가까운 나라 일본을 보면 알 수 있어서 좀 안타깝다. 한 예로 일본의 과학 분야는 국가 차원에서 기초과학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면서 노벨 수상자를 꾸준히 배출해 내고 있다. 그들은 무엇이 더 중요한지 찾아가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점점 더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는 것 같다. 2016년 1월 28일. 미국의 시사교양잡지 뉴요커가 <정부의 엄청난 지원 속에 한국작가는 과연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수 있을까>라는 보도를 했다. 내용 중 신경숙, 김영하 작가의 책을 미국에 소개해 큰 성공을 거둔 KL 매니지먼트의 조셉 리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진짜 문제는 한국인들이 문학에 크게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책을 읽지 않으면서 노벨상을 수상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 이야기는 단지 한국 문학 시장과 수상만을 지원하는 정부를 비난하는 말로 보이지만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책을 읽지 않는 사회, 독서가 밑바탕이 안 되어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꼬집는 비하인 것이다. 일본이 과학분야 발전을 위해 기초과학에 투자하듯 우리나라도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위해 기초인 독서문화에 투자를 해야하는데 그러질 못하는 실정이다. 10년 뒤 <생각의 탄생>과 같은 창조가를 논하는 책에서 우리나라 사람을 볼 수 있는 날이 올까? 이 책을 처음 본 게 2010년. 그 후로 7년이 지났지만, 과연 미래 2027년에는 다른 모습의 한국이 탄생할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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