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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 생각
#1 기억 본문
"전에 이거 먹었었잖아. 기억 안 나?"
"여기서? 우리 여기 왔었어?"
"아니, 저번에 분위기 좋다던 그 선술집에서 시켜 먹었잖아. 또 까먹었어?"
또 까먹었나 보다. 언젠가부터 그렇게 시작한 나는 이젠 무덤덤해졌지만, 뭐든 토시 하나 안 틀리고 기억하는 그 사람에게는 못마땅한 게 당연하다. 그래도 이런 거로 싸울 수 없어 바보같이 씨익 웃어 보이면 오히려 못마땅함이 배가 된 얼굴을 마주하기 일쑤다. 이상하게도 기억력이 좋지 않은 내가 그 표정만큼은 다 기억난다. 그 사람과 만날 수 없는 지금에도 기억이 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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