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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뚜껑 / 요시모토 바나나 - 소박하고 작으나마 휩쓸리지 않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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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뚜껑 / 요시모토 바나나 - 소박하고 작으나마 휩쓸리지 않은

SeaLine 2016. 12. 20. 12:28




#마리와 하지메
마리는 평범한 빙수 가게를 꿈꿨다. 도쿄에 있는 미술 대학을 졸업했지만 그녀의 꿈은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하자'는 것이었다. 소박한 삶. 빙수 가게의 일이 어느 정도 수동적으로 돌아갈 때쯤, '하지메'라는 엄친딸이 찾아온다. 아픔이 많은 친구였다. 그리고 그녀 옆에서 힘이 되어준 외할머니의 죽음으로 더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친구였다. 하지만 마리는 뜻하지 않게도 하지메를 통해 더 많은 것을 얻게 된다. 하지메를 돌보며 고향 마을에 스며있는 추억, 어린 날의 감각, 잠시 잊었던 빙수 가게의 즐거움 등등... 소소한 가치를 일깨워주는 하지메의 섬세한 면에 감사하고 반하게 된다. 그런 점에선 하지메도 마찬가지였다. 혼자 웅크리고 있던 자신보다 무언가를 해 나가는 마리의 모습에 하지메도 점점 기운을 차리고 자신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아간다. 서로가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지지만 결국, 그 둘은 그 여름날에 서로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건 내일을 살아가는 또 하나의 원동력으로 자리잡는다. 


#옮긴이의 말 중
삶의 모습도 시시각각 변화하지만, 어제에서 오늘로 그리고 또 내일로 이어지는 부단한 흐름을 이루는 것은 삶의 근간을 단단히 지키는 일이란 빙수 한 그릇으로 대변될 만큼 소박하고 작으나마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 주는 발판을 딛고 변화를 인정하되 휩쓸리지 않으면서 살아가는 것, 그리고 아침이 오면 어제의 기억을 소중하게 품고 또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리라.


#삶의 의미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싱클레어에게는 데미안이 있었다. 싱클레어의 자아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데미안은 곧 내면의 자신이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바다의 뚜껑>에서는 실질적인 친구, 내 맘까지 알아줄 수 있는 친구 하지메를 등장시켜 마리의 존재를 단단하게 잡아준다. 지금 내 곁에는 누가 있나? 외부의 하지메든, 내면의 데미안이든, 우리는 우리 '자신을 완성하는 길로 나아간다는 믿음'은 잃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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