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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타인의 고통 / 수전 손택 - 모든 고통이 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SeaLine 2016. 9. 21. 12:16
<타인의 고통>
수전 손택

모든 전쟁이 사진에 담겨지는 것은 아니듯
모든 고통이 우리에게 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수전 손택의 <타인의 고통>은 [한국의 독자들에게] 부분에서 밝힌 것처럼 사진의 의미를 다룬 것이 아니라 전쟁 사진을 통해 실질적인 전쟁의 참상을 전달하고 그들의 고통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 책이다.

그녀는 전쟁 사진을 아주 비판적으로 깨부수고 있다. 
전쟁 사진의 숨겨진 의도, 찍는 행위의 비정당성, 전쟁 사진을 접한 우리들의 태도, 실질적으로 전쟁 사진이 '고발과 방지의 역할을 할 수 있느냐'의 문제, 그리고 이런 빈틈을 이용하는 권력과 미디어 등등... 전쟁 사진을 비판적으로 봐야한다는 수준을 넘어, 전쟁 사진의 불필요성까지 지적하고 있는 글이다. 


수전 손택의 지적을 크게 두 영역으로 구분하자면 '전쟁사진 자체의 문제점''전쟁사진을 통해 바뀔 수 있는(또는 없는) 일에 대한 한계성'을 들 수 있다. 


다시 생각해 볼 문제점들
- 사진은 본래 미화가 목적
- 전쟁사진은 전쟁을 지속할 이유를 위해 만들어짐
- 사진은 객관적이지 못하고 작가의 연출이 들어감
- 사진으로 충격을 줄 순 있지만 뭔가를 이해하는 데에는 그다지 도움이 안 됨
- 같은 사진이라도 개인이나 집단에 따라 다르게 해석 됨
- 사람들은 사진을 통해 '연민'이 아닌 '잔인함'에 끌림
- 매혹적인 육체가 외부의 공격을 받는 이미지들은 어느 정도 포르노그라피에 가까움
- 전쟁 사진을 통해 느끼는 건 '나는 안전하다'는 안도감 뿐
- 매체가 대중을 깨우치게 만든다는 잘못된 생각의 접근
- 너무 많은 전쟁사진과 잔혹한 사진으로 무감각해짐



60~61쪽

이런 점을 증명하듯 모든 전쟁이 사진에 담겨지는 것이 아니라 제 3국(아프리카 등)에서 벌어지는 잔악 전쟁이나 기아 현상은 우리에게 전달되지 못한다.




"사진도 설정이다"
우리가 느끼기에 사진은 진짜, 또는 있는 사실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 같지만 사실 작가의 의도가 들어간 작업물이다. 



"최초의 종군기자"

전쟁 사진의 시작은 전쟁터의 상황을 왜곡하여 알리기 위해 시작되었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위 글을 요약하면, 당시 영국 매체들은 바로 전 해의 크림 반도 파병을(영국군 파병) 부정적으로 보도 했고 영국 정부가 이를 방해하고 여론을 돌리기 위해 사진작가를 초빙해 전쟁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찍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 사진가는 로저 펜턴(Roger Fenton)이다.



"본질을 깨우치지 못하는 사진"

우리가 가끔 사진 전시회에 간다면, 사진을 찍은 작가에 대해서는 잘 알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그 속에 찍힌 인물들의 이름조차 모르며 그 인물의 사연이나 상황에 대해 객관적인 사실을 알아내진 못한다. 이게 사진의 헛점이자 본질이다.




104쪽

카메라와 총, 그러니까 피사체를 '쏘는' 카메라와 인간을 쏘는 총을 동일시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전쟁을 일으키는 행위는 곧 사진을 찍는 행위인 것이다. 에른스트 윙거는 이렇게 썼다. "위대한 역사적 사전을 매우 꼼꼼히 보존하려는 행위와 자신이 지닌 무기로 적들의 위치를 정확히 몇 초, 몇 미터 단위까지 추적해 그들을 섬멸하려는 행위는 모두 똑같은 사고방식에서 수행된다."


 

"사라예보 한 시민의 경험담 - 전쟁 전과 후"

우리는 다른 나라의 전쟁 소식을 들으며 어떻게 반응하고 있을까? 



전쟁사진을 매개로 글을 전개하고 있지만 결국 이 글을 통해서 우리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고통(전쟁들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를 되묻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더 깊이 이해하려면 작가가 글을 펴낸 당시의 상황들(9.11 테러, 부시정부 등...) 미국을 바라보는 작가의 관점을 들여다 본다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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