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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7년의 밤 / 정유정 - 삼진아웃 인생에서 변화구를 던질 수 있다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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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7년의 밤 / 정유정 - 삼진아웃 인생에서 변화구를 던질 수 있다면

SeaLine 2016. 3. 13. 08:03

< 7년의 밤 >

정유정


삼진아웃 인생에서 변화구를 던질 수 있다면,

딸의 복수를 위한 한 남자와 아들을 지키기 위한 또다른 남자의 숨막히는 대결






#정유정
#장편소설
#영화화_예정
#트라우마를_가진_사람들
#삶을_살아나가야_한다는_힘겨움


인물들

최현수
 이 소설의 중심축이자 어린 날의 트라우마로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전형적인 일반인.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인물을 '일반적이지 않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내가 바라본 세상은 '평범하게 사는 것이 가장 어려운 세상'이며 가정 불화나 불의의 사고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다수라고 생각하기에 '전형적인 일반인'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최현수처럼 마비 증상까지는 아니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트라우마 하나씩은 있다고 생각한다. 그 트라우마에 의해 어느 분야 만큼은 남들과 완전히 다른 결론을 내리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강은주
 이러한 트라우마가 좋은 쪽으로 발전한다면 개개인의 '개성'이 되지만, 트라우마에 갇히게 된다면 최현수와 강은주처럼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의 트라우마는 '가정의 불화'라는 큰 분류는 같지만 세부적인 내용이 다르고 거기에 대응하는 방식 또한 다르면서 은주는 현수를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답답이'로 인식한다. 부부 생활의 안타까운 점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는데에 있다.

최서원, 안승환
 이런 의미에서 서원과 승환은 지켜보고 관찰하는 인물이다. 서원은 아들의 입장에서, 승환은 남의 입장에서 현수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이해하려 한다. 그리고 이 둘은 이런 공통된 주제(현수에 대한 연민, 동정)로 쉽게 친해진다. 서원은 그 관찰하고 이해하는 능력으로 자신에게 찾아온 트라우마를 극복해 나가는데에 쓴다. 승환은 그 능력으로 사람에 대한 연민과 정의감이 가득찬 인물로 살게 된다. 이 소설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라고 하면 아들인 최서원이다. 이 소설의 시작과 끝이 서원에게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오영제
 영제야 말로 일반적이라는 말이 안 나오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가 그렇게 성장하게 된 것에도 트라우마는 존재한다. 물론 이것이 그의 모든 악행을 덮어주는 것은 아니다. 소유욕이 아주 강하고 흔히 수긍하기 힘든 방식의 삶을 살아간다. 그로 인해 그의 가족, 현수의 가족, 승환 그리고 세령호 마을의 모두가 불행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런 사람들이 현실에는 없었으면 하지만 안타깝게도 같이 살고 있는게 현실이며 얄믿게도 적절한 처벌조차 내리기 힘든게 우리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오세령
 요즘 정부와 경찰에서 장기 미출석 아동들을 추적하면서 끔찍한 사건들이 세상에 드러나고 있다. 그 아이들은 어떤 운명을 타고 났기에 그렇게 고통스러운 인생을 보내야만 했을까.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아린다. 요즘 이런 뉴스들을 보면 소설 속 세령이가 자꾸 떠오른다.

문하영 - 오세령의 아내
김강현 - 파이터즈 투수, 고교시절 최현수와 양대산맥
김형태 - 최현수와 같은 보안회사 동료



감상

정유정의 소설 <7년의 밤>은 '7년의 밤' 동안의 이야기를 다루는게 아니다. (서원의 이야기로 조금 나오긴 하지만) 7년의 밤 '전(前)'과 그 '후(後)'를 다루는 소설이다. 근데 왜 제목은 7년의 밤일까? 내 생각은 전(前)과 후(後)의 이야기를 통해서 최현수의 7년, 서원과 승환의 7년, 영제의 7년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리라 생각든다. 나는 정유정 작가를 처음 접했다. 세계일보가 주최한 제1회 세계청소년문학상과 제5회 세계문학상.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내 심장을 쏴라>로 각각 수상. 책을 읽다보니 작가의 프로필이 눈에 들어왔다. 둘 다 유명한 책인데 아직 안 읽어봤다. 책의 평가들이나 <7년의 밤>에서 보여준 필력을 보면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외국소설을 많이 봐와서 그런지 한글, 우리말에서 오는 그 구수함과 쫀득함이 나에겐 아주 인상깊었다. 전체 내용의 충격도 충격이지만 인물들 개개인의 심리와 의식의 흐름을 치열하게 서술하고 적재적소에 상황묘사를 해 나가는 필력에 너무나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다. 나에겐 두꺼운 책인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안타까운건 인생은 드라마 같지 않다는 것이다. 'I believe in the church of baseball.' 현실을 직시할 때면 언제나 믿음이 무너져 내리는 걸 느낀다. 그리고 강박관념은 우릴 삼진아웃으로 퇴장시킨다. 반복되는 게임에서 우리는 살길을 찾아야하고 중요한 순간에 변화구를 던질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건 희망사항일 뿐 안 될 경우가 더 많다. 우린 그런 비논리 속에서라도 앞경기를 복기하며 다음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소설 속 서원의 인생은 현수의 장래식을 치르던 그 날 다시 시작하려한다. 현수와 은주가 넘어서지 못한 그 경기를 서원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뒤 이야기가 더 보고싶은 소설이다.

이 소설을 스릴러 장르로만 보자면 딸의 복수를 위한 한 남자와 아들을 지키기 위한 또다른 한 남자의 숨막히는 대결이다. 그런 점에서 영화화 되기도 좋은 각본인 것 같다. <7년의 밤>이 영화로 나온다고 한다. 장동건, 류승룡, 고경표, 문정희, 김정석 등등 캐스팅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지금 캐스팅하는데 올해 나올 수는 있는건가? 처음에 내가 이 소설을 읽게된 계기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2016년 영화로 손꼽혀서 본 것인데 올해 개봉이 될지는 미지수다. 지금 상황에서 캐스팅 된 배우들을 보면 아주 맘에 든다. 하지만 실제 영화로 나왔을 때는 아마 영화가 원작만 못하지 않을까 싶다. 이유는 2시간동안 이 책의 내용을 온전히 담아내기란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오면 볼 예정이다.



정유정 작가 - <7년의 밤>에 대한 생각들


<7년의 밤> 출간을 기념하면서 가졌던 행사인 것 같다. 작품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살며시 엿볼 수 있다.




사건 시간대


그냥 내가 소설 내용을 잘 이해하기 위해 읽으면서 긁적인 것이다. 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내용은 접어놓기. 책 제목은 <7년의 밤>이지만 사건이 벌어진 순간은 약 2주만에 일어난다. 하지만 그 전에 현수의 과거, 영제의 과거, 승환의 과거, 은주의 과거가 모두 뒤섞여서 돌아가는 것이기에 내용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목차별 요약

별내용은 아니고 이것도 읽으면서 그냥 목차별로 내용요약 해 본 것이다. 물론 스포도 있어서 숨겨두기.



인상적인 페이지



말의 흐름이 재미있던 부분이다. 특히 서원과 시보레의 싸움부분은 눈 앞에 생생하게 보는 것 같은 글이었다. 정유정의 이런 필력이 흥미를 더한다.




좌) 현수와 승환이 처음 만나던 장면
우) 영제에게 어린 서원이 당돌하게 한방 먹이던 장면



좌) 은주가 느끼는 최현수라는 인간

우) 인생과 그 자신이 일치하는 자가 얼마나 될까. 삶 따로, 사람 따로, 운명 따로 대부분은 그렇게 산다




좌) 현수의 등대마을

우) 왜 하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일까? 


생각해 볼 것

1) 창문의 의미?
- 세령이가 영제를 피해 달아나던 경로
- 승환이 몰래 잠수하기 위해 나서던 경로
- 서원이가 고양이를 만나러가는 경로

2) 아버지란?
- 서원의 아버지, 현수
- 현수의 아버지
- 영제의 아버지
- 세령의 아버지, 영제

3)승환이 서원을 구하러갈 때 왜 배(조성호)로 안 가고 고무보트를 끌고 수영해서 가야만 했을까? 내용으로 봐서는 배는 가라앉지 않고 물 위에 떠 있었는데 말이다.



보귀대령의 행진곡 : Colonel Bogey March


현수가 서원에게 들려주던 휘바람 노래. 영국의 군가라고 한다. 1957년 영화 <콰이강의 다리>를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군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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